설정 기간 1~2년이 채 안 된 신생 펀드가 대부분이었던 것. PB에게서 이달부터 유명한 증권사들도 헤지펀드를 출시한다는 얘기를 듣고서 A씨는 어느 정도 업력이 쌓인 증권사의 헤지펀드 상품을 고르기로 했다. 이달부터 국내 증권사들이 새로 허용되는 한국형 헤지펀드(사모펀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면서 무려 20여 개 증권사들이 뛰어들 태세다. 증권사들은 초기 설정 규모를 크게 잡아 공격적인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집중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 모집에 나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증권업계 최초로 한국형 헤지펀드를 내놓은 가운데 토러스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2개사도 등록 신청을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를 준비 중이다. 삼성증권 신영증권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도 오는 9월까지 사모펀드 운용업 등록 신청을 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는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차익거래), 롱숏(상승 예상 종목을 매수, 하락 예상 종목을 공매도) 등 멀티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에 맞는 증권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현희 NH투자증권 신사WMC PB팀장은 "증권사 헤지펀드는 주로 프랍트레이딩(증권사 자기자본으로 주식 등을 매매)을 오래 운용한 인력들이 맡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증권사들의 비교우위가 돋보일 것"이라며 "증권사마다 독특한 전략이 있어 이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최근 NH투자증권은 'NH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출시했다. 초기 설정액은 3000억원으로 이 중 2000억원은 NH투자증권이 직접 자금을 태운다. 연 목표수익률도 15%로 상당히 높다.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본부장은 "2010년부터 프랍트레이딩 업무를 계속해 왔는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18~19%가량 된다"며 "이 부서의 인력을 그대로 활용해 15%가량의 목표수익률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펀드 운용 초창기에는 개인 고객을 받지 않지만, 운용이 안정화되는 대로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의 인가 여부도 이달 중순을 전후해 발표된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중위험의 절대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공모주 상품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임대형 주택을 자산으로 한 수익형 부동산 펀드를 준비 중이다. 두 상품 모두 연 8~10%의 수익률을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사장은 "주식과 채권 등의 전통적인 상품 이외 고객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며 "회사의 투자은행(IB) 부문 역량을 활용해 임대형 주택, 호텔 등에 투자하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과 파생상품을 결합해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등의 차별화된 상품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는 이러한 투자 대상을 포괄해 멀티 전략을 추구하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안정성을 앞세워 보수적인 투자자를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주식 없이 국채 중심으로 연 3%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둬 이 같은 니즈가 있는 수요자들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 3%의 목표수익률에서 운용보수 등을 떼면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지만,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49인 이하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