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달라졌다. 사양산업에서 발을 빼고 비용 감축에도 성공했다. 부채가 줄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으며 이자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KT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신광석 전무는 18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지속적으로 부채를 줄여 '에비타 부채비율(debt to EBITDA)'을 1.5배 수준으로 낮춰 무디스 신용평가회사를 비롯한 국제 3대 신평사에서 A등급의 신용등급을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래야 나중에 신사업을 추진할 때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피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KT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있으나 무디스는 아직 Baa1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등 주변사업 정리로 부채를 정리했고 영업비용 통제가 빛을 보면서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늘기도 했다.
신 전무는 "지금 KT는 비용 혁신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과거엔 숫자 중심으로 무조건 아끼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업무를 분석해 프로세스를 전적으로 바꿔 지난해 1500억원의 비용을 아꼈다"고 말했다.
실적이 개선되며 기업지배구조까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 금융전문지인 '파이낸스아시아'는 최근 KT를 한국 기업 중 '최고의 지배구조(Most committed corporate governance)'를 가진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KT는 이사회 이사 10명 중 7명이 사외이사로 사외이사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해 신 전무는 "오너가 없고 사외이사가 최고경영자(CEO) 해임 권한을 가질 정도로 독립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KT의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빠른 것은 기가인터넷이다. 지난해 말 론칭한 기가인터넷 사용자는 이달 초 170만명을 넘어 올해 200만명 돌파가 무난하다.
초고속인터넷 사업부 지난 1분기 매출은 4753억원으로 전 동기 대비 8%나 늘어났다. 비록 유선전화 매출은 여전히 한 해 10%씩 빠지고 있지만 초고속인터넷의 선전으로 유선사업부 실적을 메우고 있다.
통신 외 사업에서는 부동산 부문 이익 성장성이 두드러진다. KT가 보유한 전국 전화국 용지가 다른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KT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는 약 5조원
신 전무는 "리마크빌 동대문에 기업형 임대주택을 만들고 영동지사 용지에 신라스테이를 건립하는 등 KT는 토지 매입 비용 부담 없이 부동산 개발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는 연간 2500억원을 임대소득으로 얻고 있는데 2020년엔 7500억원 정도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