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부터 두번째)이 5일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사잇돌 대출 출시 상황을 점검하고 1호 가입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맨 오른쪽)도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전세자금대출 1억3000만원과 자동차 구입 자금 대출 240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 P씨는 급전이 필요해 사잇돌 대출 500만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45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해 나머지 50만원은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 했다. P씨의 신용등급은 4등급이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고금리와 저금리로 양분된 신용대출 시장에서 사잇돌 대출이 금리단층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자가 6일 만난 K씨(38)는 모바일을 통해 시중은행 한 곳의 사잇돌 대출을 신청했지만 대출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6개월 이상 재직한 소득 2000만원 이상 근로자인 K씨는 “연체가 없고 신용등급 4등급을 유지해 사잇돌 대출 신청의 주요 조건을 충족했지만, 기존 대출이 많다는 이유로 대출 신청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기존 대출이 많다고 해도 연체 없이 신용등급 4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면 신용 관리를 잘 한 것”이라고 말했다.
P씨(36)는 대출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정부에서 1억원까지 보증하는 전세자금대출 1억3000만원 외에 은행 신용대출이 불과 2400만원이라고 설명한 P씨는 “연봉이 5000만원인데 대출한도가 필요한 것보다 적게 나왔다”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사잇돌 대출은 1인당 대출한도가 최대 2000만원이나, P씨는 기존 대출 때문에 필요자금 500만원에 50만원 부족한 450만원만 대출할 수 있었다.
대출한도와 금리를 확인하는 과정이 번거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로 사잇돌 대출을 신청한 J씨(37)는 “한도와 금리를 조회할 수 있는 과정이 총 9단계 가운데 7단계에 이르러 알 수 있었다”며 “대출신청 단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씨는 “대출을 신청할 때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한도와 금리인데 이것을 좀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선됐으면 한
한편 사잇돌 대출은 우리, 신한, 국민, 기업, KEB하나, NH농협, 전북, 제주, 수협에서 공동 출시하는 중금리 대출로 총 5000억원 한도로 우선 운영한다. 대출자격은 일정 급여·사업·연금소득이 있어야 하며 서울보증보험 보험증권 발급이 가능해야 한다. 금리는 상환능력에 따라 연 6~10%대 안팎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