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포스코ICT ◆
정보통신(IT)업체 포스코ICT에 지난해는 내우외환의 해였다. 전 사업 부문이 부진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700억원 감소했고, 5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그룹인 포스코가 검찰 집중수사를 받자 포스코ICT도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염려가 부각되며 주가가 4000~5000원 선을 맴도는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961억원,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한 포스코ICT가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1996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올 1분기 매출은 4.3%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늘어나 수익성 개선이 돋보였다. 증권업계는 올해 2분기에도 포스코ICT가 매출액 2224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해 1분기의 상승세를 견조하게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포스코ICT의 뚜렷한 실적 개선은 지난해 실시한 구조조정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포스코ICT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실 사업부와 비주력 자회사를 정리하며 뼈를 깎는 재정비에 나섰다. 작년 10월에는 비주력사업을 영위하던 원전관리업체 포뉴텍을 550억원에 수산인더스트리(옛 석원사업)에 매각했고, 연말에는 본사 직원들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해 조직 슬림화에 착수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설립 후 6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해 자본잠식비율이 96.5% 달했던 자회사 포스코LED의 경영권을 90억원에 아미트론컨소시엄에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도 힘썼다.
다른 한편으로 회사의 미래 먹거리에 해당하는 스마트팩토리와 에너지 그리고 공항 물류 시스템 등에 사업역량을 집중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현장에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모든 정보를 수집해 한눈에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정보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생산 과정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공정이다. 포스코가 전 세계에 걸쳐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포스코ICT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모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명환 포스코ICT 홍보팀장은 "지난해부터 포스코ICT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효과를 실증할 수 있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 및 중동 지역 해외 철강업체로의 스마트팩토리 수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확대되는 전기차 시장도 포스코ICT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정부가 내년 전기차 3만대 보급을 목표로 밝히고 전기차 1대당 12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데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별로 300만~800만원의 추가 보조금을 지원해 전기차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국내 1호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포스코ICT는 BMW, 현대차와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으며 전국에 걸쳐 300여 개에 달하는 충전기를 확보해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을 듣는다.
또 공항 내 승객들의 짐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수하물처리시스템(BHS) 분야에서도 포스코ICT는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 물류가 증가하며 최근 5년간 BHS 시장이 연평균 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포스코ICT 주가가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기에 추가 상승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1월 21일 장중 한때 4100원으로 최근 3년간 최저값을 기록한 주가는 이후 상승 랠리를 펼치며 지난달 2일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고가인 6960원에 달하기도 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