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하향했다. 반면 정부 예산을 받는 국책은행들만 여전히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달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건전성 등급을 ‘요주의’로 낮추면서 58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기업의 여신등급이 ‘정상’으로 분류되면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으로 0.85%만 쌓으면 되지만 ‘요주의’로 분류하면 최대 19%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기업이 갑자기 도산할 경우 은행이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해서다.
KEB하나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여신은 약 8300억원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낮추고 추가 충당금 450억원을 쌓았다. 농협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익스포저는 1조4205억원으로 국책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IBK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을 요주의로 하향 조정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남은 우리은행도 현재 여신등급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이날까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낮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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