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기만 했던 카드포인트로 쇼핑때 전액결제 가능해져

신용카드 고객 A씨는 그동안 쌓아 놓은 포인트로 화장품을 사기 위해 인터넷쇼핑몰을 찾았다. 그러나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은 화장품 가격인 5만원의 절반에 그쳐 구매를 포기했다.
B씨도 CGV나 롯데시네마에서 결제할 때 포인트를 사용하려다 최대 50%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장당 1만원인 영화표의 절반만 포인트 결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B씨도 더 큰 금액을 쓸 때 사용하기 위해 포인트를 아껴두기로 했다.
신용카드 가입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금융감독당국이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포인트 적립처 대비 사용처가 적은 상황에서 포인트 사용 비율까지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의 정당한 포인트 사용을 어렵게 하는 행위라고 판단하고 내년부터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포인트 결제 비율에 제한을 두고 있는 5개 카드사(삼성·현대·신한·하나·비씨)의 평균 포인트 적립처는 81만곳이지만 사용처는 6만곳에 불과하다. 카드사가 포인트 적립을 빌미로 신용카드 사용을 권하지만 실제로는 포인트를 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원칙적으로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규 카드는 포인트 사용 비율 제한이 금지된다. 또 금감원은 기존 발급된 카드도 포인트 사용 비율 제한을 없애도록 카드사에 권고했다. 카드사는 금감원의 조치를 받아들여 포인트 체계를 수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카드사가 제휴한 가맹점에서 적립한 포인트 전액을 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하게 포인트를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카드사는 일부 가맹점에 한해 10~70%에 달하는 포인트 사용 비율을 두고 있다.
다만 카드사의 비용 증가로 포인트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포인트 결제 비중이 커질수록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맹점 입장에서도 포인트 결제 비용과 고객 유치 효과를 저울질해 제휴 여부를 결정할 공산이 높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