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코리안리 ◆
13일 코리안리 IR 관계자는 "올해 1900억원 규모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부적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1865억원보다 35억원(1.9%) 늘려 잡은 것인데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 그 이상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리안리가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2014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한 단계 올라감에 따라 우량한 보험사들과 신규 계약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리 IR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A-일 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국내외 보험사들이 A로 등급이 올라가자 우리와 재보험 계약을 맺고 싶어 한다"고 귀띔했다. 2년 전 코리안리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오른 것은 2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관계자는 "재보험사는 국가별로 한두 곳에 불과하다"며 "국가 간 거래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재보험사가 어떤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느냐가 재보험 계약 성사에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코리안리 주가는 신용등급 상승 덕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1만~1만1000원 선에서 오가던 주가는 작년 7월 이후 1만2000~1만5000원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회사 IR 관계자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 주가 변동 범위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리안리와 같은 재보험사의 아킬레스건은 큰 실적 변동성이다. 개인들을 주로 상대하는 손해보험사는 일부 개인이 사고를 당해 보험금을 수령해 가더라도 사고를 당하지 않은 피보험자가 많기 때문에 지급되는 총 보험금 규모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재보험사의 경우 뜻밖의 자연재해로 큰 손해를 본 일부 보험사에 대해 막대한 보험금이 지급되면 전체 보험금 부담 규모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
2010년 당기순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던 코리안리는 태국 홍수의 직격탄을 맞아 2011년에는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19억원을 얻는 데 그쳤다. 올해도 지난 2월 대만 지진에 이어 4월 일본 지진이 발생해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대만 지진은 100억원대 초반의 보험금 지급이 발생할 전망이지만 일본 지진 손해액은 아직 다 집계되지 않았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코리안리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리안리는 지난 3월 30일 연중 최고치인 1만4250원을 찍었지만 지난 10일 종가는 이보다 1350원(9.5%) 낮은 1만2900원에 불과하다.
이남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에 발생한 지진 손해액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주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안리는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최근 재재보험사와 이전보다 강화된 내용의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재보험사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재재보험사를 적극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5년 전만 해도 중국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코리안리가 수령하는 보험금 한도는 1억달러였지만 올해부터는 2억4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코리안리는 국외 동종업체와 비교했을 때 밸류에이션이 낮은 편이다. 국외 재보험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초반인데 비해 코리안리는 0.73배에 불과하다. 배당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코리안리의 배당성향은 21.6%, 시가배당률은 2.5%였다. 당시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면서 배당총액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IR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성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