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졸업한지 1년만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2013년 3월 마지막 발행 이후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면서 경영 정상화의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전날 5000만달러(600억원) 규모 외화표시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1.9858%로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지난 2일 기준 AA-등급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가한 금리 평균)는 1.870%, A+등급은 2.442% 수준이다.
한 회사채 발행시장(DCM) 관계자는 “팬오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아시아계 은행이 연 2%도 채 안되는 금리에 회사채를 사갔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기업이라 투자자 설득에 난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법정관리 졸업 후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 결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회사채 만기는 3년 후인 2019년 6월 2일로 정해졌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팬오션이 지난해 6월 하림그룹으로 인수된 뒤 처음으로 시도한 자금 조달이다. STX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팬오션은 지난 2013년 6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년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하림그룹으로 인수됐다.
팬오션은 최근 해운업 불황에도 선전하고 있다는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30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흑자가 나는 회사”라며 “바닥까지 내려온 시황에도 영업량을 늘려가는 등 저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팬오션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4525억원의 매출과 3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해운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각각 1630억원, 11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문가들은 벌크선 업황이 2016년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이에 따라 팬오션 실적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석탄 등 중국 내 재고조정이 일단락되면서 벌크화물 물동량이 회복세를 타고 있다”며 “그간 발주가 많지 않았던 탓에 앞으로 건조될 벌크선도 많지 않아 수급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하림그룹 계열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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