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52)는 지난해 말 커피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해 올해 코스닥 상장법인 최고경영자(CEO)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협회 이사로도 활동 중인 이은정 대표는 앞으로 코스닥에서 여성 CEO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최근 거래소가 기업공개(IPO)를 활성화하면서 그동안 열심히 사업을 벌여온 여성 CEO들이 상장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여성 CEO들의 활약으로 메디포스트 같은 바이오 업체뿐 아니라 메가엠디 같은 교육 업체, 맥널티 같은 소비재 업체 등 그동안 남성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로 코스닥 업종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코스닥 상장법인 1164개사의 경영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 CEO는 총 30명으로 지난해(16명) 대비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여성 CEO 비중은 지난해 1.3%에서 2.2%로 높아졌다. 코스닥협회에서 임원으로 활동 중인 여성 CEO도 종전 1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현재 박혜린 옴니시스템 대표가 부회장으로,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와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가 이사로 활동 중이다.
여성 CEO가 늘고 있긴 하지만 전체 코스닥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2% 수준에 그친다. CEO와 등기임원을 합쳐도 여성은 259명으로 전체의 3.8%에 불과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52)도 "특히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여성 CEO를 찾기가 어렵다"며 "창업해 안착하기까지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네트워킹 능력이 여성 후배들에게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서울대병원 임상병리과 전공의 출신으로 2000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를 제조·연구하는 메디포스트를 창업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미숙아 폐질환 같은 다양한 치료제를 임상 연구하고 있다.
최근 들어 2세 경영이 활발해지면서 창업 오너 2세 여성들도 속속 CEO로 부임해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조윤선 삼현철강 대표, 허미애 삼미제약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여성 CEO들의 절반 가까이(14명)가 40대 이하로 남성 CEO보다 연령이 낮은 편이었다. 여성 CEO의 평균 연령은 49.3세로 남성(55.2세)보다 6세 낮았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일부 기업에서는 CEO가 여성이지만 오너나 주변 관계인이 실질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며 "CEO로서 여성들이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 CEO의 전형은 55.2세인 서울대 이공계 출신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비중은 50대가 49.8%로 가장 컸고 40대 21.7%, 60대 19.7% 등이었다. CEO의 최종 학력은 대졸(57.2%), 석사(19.2%), 박사(15.1%), 고졸(2.2%) 순이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20.1%로 가장 많았다. 연세대와 한양대가 나란히 9.2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