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1일(10:3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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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자회사 삼부건설공업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결과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개 인수후보가 예비입찰에 참여해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매각측의 기대가격이 너무 높아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삼부토건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삼부건설공업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회계법인은 오는 22일 삼부건설공업 매각 본입찰을 실시한다. 현재 3개 레미콘 업체(정선레미콘, 산하, 동양)와 건설사 대원, 키스톤PE 총 5개 후보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예비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건설 현장에 사용되는 고강도 콘크리트 PHC파일 제조 업체다. PHC파일은 건설공사를 시작할 때 지반이 약한 곳의 침하를 막고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기초 보강재다.
매각측은 삼부건설공업의 지난해 호실적과 인수후보들간 경쟁 구도 등을 감안하면 800억원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부건설공업의 실적은 매출 667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1.8%, 영업이익은 120% 증가했다.
하지만 매각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게 인수후보들과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내년 이후의 건설경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삼부건설공업의 지난해 호실적은 일시적인 것이라는 게 주된 근거다.
파일 경기는 대체로 건설 경기에 비례한다. 건설경기가 호황이었던 지난해에는 파일업체를 포함한 대부분의 건자재업체가 높은 실적을 냈다. 한 파일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이후에는 건설업황이 불투명하다"며 "파일업계에서는 작년 경기가 고점이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을 뿐 아니라 파일경기를 잘 알고 있는 업계 1위 대림C&S와 3위 동양파일이 예비입찰 단계에서 인수를 포기한 것이야말로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해 실적만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것은 거품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삼부건설공업의 2011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70억원 대다. 여기에 건자재 업계에서 통용되는 배수(Ebitda multiple)가 6배인 것을 감안하면 적정 매각가격은 500억원대라는 분석이다.
또 삼부건설공업은 모회사인 삼부토건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투자가 미진했던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수익성이 높은 700~1200mm 구경 파일 생산 설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파일업계 관계자는 "대구경 파일 생산을 위해 추가적으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인수후보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결국 가격이 문제인데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한다면 경기가 꺾이는 시점에서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인수후보들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