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시장 부진 여파로 신용등급 보유 업체 수가 12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말 기준 신용등급 보유 업체 수는 1114개사로 전년 대비 35개 감소했다.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 보유 업체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12년만이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량이 1조4000억원 가량 줄어들면서 신용등급 보유 업체 수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채 발행시장 침체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잦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015년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 수는 159개사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하락 업체 수는 2010년 34개사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4년 133곳까지 늘어났고 작년에는 160개사에 육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았던 건설 정유 화학 철강 업종 위주로 등급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신용등급이 상승하는 기업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26개사에 불과해 1998년 14개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하락 기조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연말 기준 신용평가사가 ‘부정적’ 전망을 부여한 기업 수는 65개사나 된다. ‘긍정적’ 전망은 30곳에 그쳤다.
투기등급 기업의 부도율은 2012년 15.66%에서 2013년 642%, 2014년 4.51%까지 떨어졌지만 작년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2015년 투기등급 기업 가운데 8곳이 부도가 나 부도율은 7.30%까지 올라갔다. 기업이 부도 상황에 가까워질 수록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회사채 시장 부진에도 국내 4개 신용평가사 신용평가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7.7% 늘어난 82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정기예금 유동화,
시장점유율 면에서는 나이스신용평가(35.4%), 한국신용평가(32.7%), 한국기업평가(31.6%) 순으로 3사가 시장을 균점했다. 서울신용평가는 기업어음 및 자산유동화증권 신용평가 업무만 제한적으로 영위하고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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