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려 7차례 유상증자로 192억원을 조달했던 아큐픽스가 불과 4개월만에 또 증자를 단행했다. 기업이 자금조달이 시급할 때 진행하는 유상증자 소식이 잦자 회사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큐픽스는 지난 14일 최대주주 이상엽씨 등 2명에게 91만6309주의 제3자 유상증자를 실시해 15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악화된 재무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연이은 유상증자로 애쓰는 모습이다. 아큐픽스는 지난해 3월(119만9040주), 6월(208만5505주), 7월(1021만5516주), 10월(111만8358주), 12월(44만7627주) 각각 1회씩, 11월 2회(88만7311주, 54만5553주)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손실 102억8300만원을 기록했고 이는 자기자본 177억5900만원의 57.9%에 달했다. 앞서 진행한 유상증자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며, 이번 유상증자도 이같은 결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큐픽스는 적자를 털어내기 위해 지난해 여러 사업을 정리했다. 3D TV 안경, 3D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블랙박스, CCTV, 소형 멀티미디어 기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멀티미디어 사업부 전체를 없앴다. 시스템 사업부는 플랫폼 사업을 중단하고 GES사업 일부를 솔루션사업 부문으로 통폐합했다.
특히 3D TV 안경 사업은 2010년 4월 시작해 LG전자에 독점 공급 계약을 따내며 한 때 실적을 이끈 주요 사업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실제 2010년 아큐픽스 매출 327억9700만원의 98.2%가 3D TV 안경 사업으로부터 나왔다. 하지만 영화 ‘아바타’가 불러온 3D에 대한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3D TV도 비주류로 밀려났고 아큐픽스의 매출도 덩달아 급감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아큐픽스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유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억3800만원으로 올라섰고 2011년 이후 4년만에 흑자전환했다. 다만 1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큐픽스가 지난해 12월24일 “석탄(유연탄) 트레이딩 사업, 국내외 보세·면세점 등 신규사업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향후 대책을 내놨지만 안정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큐픽스는 주력 사업으로 시스템 통합(SI)과 자원 트레이딩 사업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SI 사업은 IT서비스산업 10대 기업이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수익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트레이딩 사업도 무역업이라는 특성상
아큐픽스 측도 “국내에 유연탄이 매장된 광구가 없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 중국, 남아공 등 해외에서 전량 조달하고 있다”며 “환율, 자원가격 등 세계 경기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하락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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