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가 주식시장 매매 거래 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올 하반기 중 주식시장 정규 매매 거래 시간을 30분 연장할 계획이다. 현재 오전 9시~오후 3시인 거래 시간을 30분 늘려 오후 3시 30분까지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의 거래 시간대별 거래량을 보면 개장 직후와 폐장 직전 1시간에 거래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정규 거래 시간을 늘려 거래량 확대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은 상하이 선전 홍콩 등 중화권 증시가 한국시간으로 오후 4~5시에 마감되는 것도 국내 증시 개장 시간 연장에 영향을 줬다. 한국거래소는 거래 시간을 30분 연장하면 국내 증시의 하루 거래량이 8~13%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식시장을 연장 운영하면 외환거래 시간도 늘릴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사기 위해선 외환시장에서 자국 화폐를 원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은 역내시장과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거래되는 역외 선물환(NDF)시장으로 나뉜다. 역외 선물환시장은 이미 24시간 거래되고 있고 이번에 거래 시간이 연장되는 것은 역내 현물달러화 시장이다.
한편 외환시장 연장으로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가 외국인 투자등록(ID) 제도를 크게 손질한 데 이어 원화 환전 제약 문제까지 손보기 시작하면서 MSCI가 지목한 3대 선결과제가 차례로 해소 또는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23개국은 모두 자유롭게 환전이 가능한데, 우리나라 원화는 역외 선물환을 제외하고 실시간 현물 외환 거래가 막혀 있다. 물론 현물환 거래 시간을 30분 늘린다고 다른 23개국처럼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럽 일부 국가와 거래 중첩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MSCI 선진국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이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조건을 100% 충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MSCI에 개선 의지가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 장영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