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대인 보상 한도가 최저(80만원)인 상해 12~14급자들에 대한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액은 1조332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인 배상 지급액 중 42.7%에 이르는 수치다. 지급 인원은 134만6647명으로 전체 대인 배상 보험금 지급자 가운데 85.7%에 달한다.
상해 12~14급은 대부분 전치 2주 정도 가벼운 부상을 당한 사람들로 보험업계에서는 간단한 치료나 통원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사람들로 분류한다. 이 같은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한 해 1조3000억원 넘게 들어가는 셈이다.
손해보험사들은 경미한 사고 때문에 막대한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은 물론 많은 보상 관련 인원이 투입되는 상황이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1년 82.3%에서 2015년 88%(추정)까지 올라갔다.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액은 같은 기간 4070억원에서 1조1100억원(추정)으로 급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미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만 줄여도 보험사들 손해율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결국 자동차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겨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사고가 나면 합의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입원부터 하는 국민 의식 전환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교통사고 환자 입원율이 10% 미만인 데 비해 한국 교통사고 환자 입원율은 40%를 오르내린다.
한 손보사 보상 관계자는 "병원이 많이 늘어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간단한 치료만 하면 되는 환자들에게 입원이나 자기공명영상(MRI)·CT 등 비싼 검사를 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중소 병원들은 보험사들이 먹여살린다는 말까지 돌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진료나 입원에 대한 지시는 전적으로
갈수록 늘고 있는 보험 사기도 문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3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