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이 2003년 발행 개시 이후 13년 만에 10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간접 투자의 대명사로 불렸던 주식형 펀드 설정잔고(8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큰 규모지만 최근 홍콩 H지수 ELS가 대량으로 원금손실구간 진입으로 진입하면서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감독원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00조105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국내외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잔액은 68조3314억원, 원유·금·은 등 상품이나 외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발행 잔액이 31조7743억원이었다.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이미 지난해 11월 99조원에 육박하면서 100조원 돌파가 예고됐었다.
다만 최근 발행 현황이나 운용 성과를 들여다보면 파생결합증권 100조원 시대를 달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ELS와 DLS 신규 발행은 4조3887억원으로 전년 동월(8조7619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100조원이 넘어선 것은 1월 지수 하락에 따라 조기상환이 불과 4820억원 밖에 되지 않은 결과다
홍콩 H지수가 급락하면서 지난달 지수형 ELS 3조3000억원이 원금손실구간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H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5.2% 떨어진 7635.94까지 하락하면서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한 H지수 ELS는 발행액 기준 누적 4조5000억원, 원금손실 평가액은 2조원 규모로 불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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