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국내 증권업계에서 대형사들을 제치고 3년 연속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전년보다 5.1%포인트 높아진 21.3%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1위다. ROE가 높다는 것은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을 가장 많이 냈다는 것으로 그만큼 장사를 알차게 했다는 뜻이다.
2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매출 3조 2410억원, 영업이익 4051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15%, 181%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873억원으로 전년(1447억원)보다 99% 증가했다.
작년 아이엠투자증권 합병과 유상증자로 자기자본(1조 7186억원)이 전년보다 60%나 증가했지만 큰 폭 성장으로 ROE가 오히려 더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국내 시장이 침체를 겪었음에도 메리츠종금증권은 3조원에 달하는 종금북(Book)을 활용한 기업금융, 그 중에서도 부동산 금융 부문에서 탁월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 사업본부가 작년 75건의 금융주선·자문 업무를 수행해 한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1021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554억원) 대비 84%나 증가한 수익을 올린 것. 단일본부 내 직원 26명에 불과하지만 부산 해운대 LCT개발사업을 주관해 국내 민간 개발사업 PF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78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그동안 PF금융 때문에 늘어난 우발채무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작년 3분기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4조 6000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크다. 하지만 메리츠증권 측은 리스크 관리를 충분히 해놨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우발채무는 분양율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구조”라며 “작년 3분기 기준 분양율을 감안한 우발채무 실질 잔액은 3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중 70% 이상이 아직 대출이 실행되지 않은 미분양담보대출확약(2조 1000억원)이라는 것.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은 준공 후 해당프로젝트에 미분양 물건이 생기면 금융기관이 이를 담보로 확약서에 정해놓은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자금을 준공시점 이후 대출해주겠다는 계약을 말한다.
메리츠증권 측은 LTV가 45% 수준으로 낮은데다 금리가 연 12% 수준으로 높아 실제로 대출이 실행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강조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만기 도래한 98건(3조 9000억원) 중 실제 대출이 실행된 건은 1건(293억원)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6개월 내 상환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리테일 부문에서도 급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리테일 부문의 영업이익은 작년 315억원으로 전년(34억원) 대비 무려 9배나 증가했다. 2013년 63억원 적자에서 2014년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속 성장세다. 최희문 사장이 2014년 도입한 성과 보상 중심의 인재 경영이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가 최근 2년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 메리츠증권은 오히려 인재 영입에 나섰다. 리테일 영업 직원은 현재 690명으로 2년 전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었다. 우수한 인재들에게 그에 따른 성과에 철저히 보상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그 결과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올해도 견조한 이익 성장세와 수익성을 유지해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2020년 이전에 대형 IB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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