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희망, 편향, 휴리스틱(제한된 인지 상황에서 어림짐작)은 저가 매수에 나설 때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근거해 판단하는 로봇은 여전히 냉정하고 보수적인 편이었다.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는 최근 2거래일 동안 위험 자산을 매수해볼 만하다는 시그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안전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을 권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알고리즘을 이용해 주어진 거시변수 상황 속에서 개인별 맞춤형 자산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쿼터백투자자문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자산배분을 해주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활용해 개인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주가지수, 산업별 섹터, 국고채, 하이일드채권, 달러, 금, 원유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쿼터백 로보 어드바이저에 올해 1분기 최적 ETF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물으니 매우 보수적인 답이 돌아왔다. 주식 10% 미만, 채권 80%, 달러나 금 같은 대안 투자가 10% 이상이었다. 주식 ETF 바구니에 국내 주식은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물가지수, 금리, 개별 주식 밸류에이션 등 과거 데이터는 물론 여러 선행지수를 비롯한 온갖 거시경제 지수를 빅데이터로 넣어 도출된 결과다.
조홍래 쿼터백투자자문 이사는 "지난해 4분기에도 국내 코스피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러 투자 매력이 없다고 판단돼 국내 주식은 편입하지 않았다"며 "주식 편입비율이 낮은 것은 거시경제 지표를 볼 때 올 1분기 상황이 상당히 비관적이기 때문"이라며 "로봇은 적어도 본전은 잃지 않는 안정적인 투자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적정 포트폴리오로 주식 ETF 30%, 채권 ETF 60%, 달러 금 등 안전자산 ETF 10%를 추천했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주식시장이 안정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다가 새해 들어 고꾸라진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로봇 판단이 옳았던 셈이다. 조 이사는 "로보 어드바이저는 과거 수익률을 체크해 최적 투자전략을 업데이트하는 머신러닝을 할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바꿀 수는 있다"며 "최근 며칠간 유가나 글로벌 주가가 반등해 신중하게 주식 비중을 늘릴 타이밍인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만으론 하락장에서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을 낼 수는 있어도 높은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