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난 17일부터 해제되면서 우리나라 은행권도 이란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란과의 무역거래가 재개되면서 원화결제시스템 은행인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EB하나은행이 이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독점해 온 이란 무역금융 시장에 하나은행이 결제시스템 재정비에 들어가며 중동무역 열전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2010년 국제사회의 이란제재 결의 당시 한국정부는 이란과의 결제대금 애로를 없애기 위해 우리·기업은행을 지정해 이란 중앙은행과의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수출입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이란과의 거래에서 당분간 원화결제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원화 외에 유로화·엔화·위안화 등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다른 은행들도 이란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통합 전 옛 외환은행이 구축한 이란과 거래 네트워크를 복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나은행 외환부서 관계자는 “작년 국제사회와 이란과의 핵협상이 타결되자마자 이란 업무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며 “예전에 이란과 거래했던 기업고객들로부터 많은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통합 전 외환은행이 무역금융에 강점이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높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이란 시장 수성에 나섰다. 이날 우리은행은 서울 소공로 본점에서 ‘이란 교역·투자지원
우리은행 본점 1층에 설치된 이란 교역·투자지원센터는 우리은행을 비롯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KOTRA, 무역보험공사, 전략물자관리원,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관련 기관에서 파견된 직원들로 구성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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