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기관의 저가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재차 하락세를 이어가며 1840선에서 마감했다. 지수를 끌어올릴만한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외국인이 3000억원 가량의 매도 폭탄을 쏟아내 지수 하락에 불씨를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2포인트(0.27%) 내린 1840.53에 마감했다.
이날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전환하기도 했으나 기관을 중심으로 하는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장중 1860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장 막판 외국인·개인의 동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하방 압력에 무게가 실렸다.
이날 외국인은 34거래일 연속 ‘셀코리아’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다시 썼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최근 다양한 악재로 인해 지수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하고 투자심리가 경색된 상황에서 지수를 이끌만한 요인은 정책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과 저유가 기조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경제정책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 팀장은 이날 밤 개최될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다음 주에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7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증시 부양을 꾀했고, FOMC 회의에서도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에 대한 정책의 방향성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는 정책 공조 과정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경우 올 3월 양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추가 정책이 나오기 어렵고, ECB·FOMC회의 역시 당장의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현재 상황에 대해 진단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화돼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하락한 업종이 많았다. 보험, 전기가스업, 의약품, 철강금속, 비금속광물, 통신업 등은 1~2% 내렸고, 증권(-0.72%), 종이목재(-0.57%), 전기전자(-0.52%), 금융업(-0.45%) 등도 하락했다. 반면 기계(2.03%), 운수창고(1.08%), 건설업(1.03%), 의료정밀(0.82%), 은행(0.78%), 화학(0.42%) 등은 올랐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968억원, 27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으며 기관은 3113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636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시총 1·2위 삼성전자(-0.62%), 한국전력(-1.94%)은 하락한 반면 현대차(0.37%), 삼성물산(0.68%), 현대모비스(0.42%), 아모레퍼시픽(0.13%), LG화학(3.56%) 등은 올랐다. NAVER(-3.77%), 삼성생명(-2.57%) 등은 하락했다.
이밖에도 현대상선은 벌크선 사업부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이 사업부를 매각할 경우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삼부토건, 현대상선, 화인베스틸을 포함해 364개 종목이 올랐고 464개 종목은 떨어졌다.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84포인트(0.57%) 내린 665.84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시총 1위인 셀트리온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카카오(-0.98%), CJ E&M(-1
코스닥 상장사인 코데즈컴바인은 회사 분할결정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전날 코데즈컴바인은 소송 등을 수행하기 위해 회사분할을 결정했다고 장 마감 후 공시한 바 있다.
이밖에도 제이씨현시스템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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