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1월 13일(14:3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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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Carlyle)이 미국 브랜드 'GAP' 의류제조업체 약진통상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매자가 없어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서는 칼라일이 기대 가격을 대폭 낮추지 않으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작년 하반기부터 약진통상의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국내외에 인수 의사를 보이는 곳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JP모간을 자문사로 선정해 매각을 본격화한지 4~5개월이 지났음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칼라일은 약진통상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 때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가격 등 조건이 맞질 않아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 이후 칼라일은 국내에서는 더이상 원매자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로 태핑을 시도했지만 그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은 매각을 진행하지도 못하고 중단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약진통상은 지난 1978년 설립된 의류생산업체로 주로 갭(GAP), 바나나리퍼블릭, 올드네이비 등 미국 의류 브랜드 업체에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사이판과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으며 2014년 매출은 4330억원, 영업이익은 317억원을 기록했다.
칼라일은 지난 2013년 그로쓰 펀드(Carlyle Asia Growth Capital Partners)를 통해 약진통상 지분 전량을 2048억원에 사들였다. 이 중 약 44%에 해당하는 900억원 가량을 금융권에서 빌렸으며, 차입금 중 600억원 이상을 약진통상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과 사내 유보금으로 조기 상환했다. 투자 기간이 짧은 그로쓰펀드 특성상 이른 시기지만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IB 관계자는 "칼라일의 매각 기대가격이 3000억원 수준인데 이는 시장 가격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가격을 대폭 낮추지 않는 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