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7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은은 작년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의 이날 결정에는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에 따른 국내 경기둔화 우려로 금리인하 유인이 있지만, 임계치에 달한 가계부채·자본유출에 따른 위험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수출 부진은 국내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내수의 대표적 척도인 소매판매는 작년 2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꾸준히 회복돼 7월부터 12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 판매 역시 증가세다.
반면 통관기준 수출은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수입도 2014년 10월부터 작년 12월까지 15개월째 감소세다.
가계대출은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한은이 작년 한 해 동안 집계한 은행 가계대출은 78조2000억원 증가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성장률 전망은 어둡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세 약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맞물리는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2.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2.6%),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7%) 등 주요 연구기관은 2%대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3.1%로 제시,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작년 10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2%로 낮췄고 이날 경제전망에서도 그동안 국내외 경제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아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새해 초부터 중국발 증시 폭락 쇼크가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었고 저유가로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10월까지 11개월째 0%대를 지속하다 11월(1.0%), 12월(1.3%) 1%대를 조금 웃돌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금리정상화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를 비롯해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발 금리정상화로 글로벌 자금흐름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데다 유가하락과 중국발 성장 둔화 등으로 세계 경기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며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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