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현대리바트 ◆
이케아가 인테리어, 공간 꾸미기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며 오히려 가구업계 전반에 매출 규모 확대를 가져온 것이다. 그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치중해 왔던 국내 가구업체들은 이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대리바트의 약진이 돋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2014년 6428억원이었던 현대리바트 매출액이 지난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현대리바트 지난해 매출액 전망치 컨센서스는 6941억원이다. 특히 작년 4분기까지 현대리바트 B2C 매출은 9분기 연속 20% 이상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2년 23%를 기록한 B2C 매출증가율은 2014년 25%, 2015년엔 27%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런 성장세는 B2C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고급 가구 브랜드로 변신한다는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2013년 6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20%대에 머물던 현대리바트 B2C 매출 비중은 작년 말 35%까지 올라섰다. 또 현재 국내 가구 브랜드 중 유일하게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올려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2분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22.8% 감소했음에도 현대리바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 6.1% 감소하는 데 그쳤다"며 "현대리바트 B2C 부문 성장세가 큰 폭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빌트인 가구로 대표되는 B2B는 아파트 입주 물량에 연동돼 움직이는 반면, 인테리어 가구·소품 판매를 주축으로 하는 B2C는 대리점·직매장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공격적인 투자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2013년 인수 후 3년간 현대리바트에 연평균 100억원 이상 신규 투자를 집행했고 작년 한 해에만 363억원을 투자했다. 2012년 5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신규 오픈 매장은 14개에 불과했지만 2013년 6월 이후 지난달까지 신규 오픈 매장은 90개에 달했다.
현재 현대리바트는 국내 가구 브랜드 중 유일하게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구 특성상 판매가가 높지 않으면 백화점 입점 비용과 대형매장 운영비, 수수료 등을 감당할 수 없지만 현대백화점이 초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브랜드를 고급화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현대백화점 내 11곳과 롯데백화점 내 9곳이 운영 중이다.
현대리바트는 경기도 용인에 2만6400㎡(약 8000평) 규모 통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완공 목표 시점은 올해 7월이다. 이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기존 대비 45% 향상된 물류소화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배송 시간은 최대 2시간이 단축되며 상·하차 시간은 기존 대비 50%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월평균 B2C 매출이 20% 이상 늘고 있어서 물량 소화에 한계가 왔다"며 "용인 물류센터에는 신규 론칭할 고급 가구 브랜드 'H몬도' 배송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손상 방지 기술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물류 관리 시스템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작년 초 수준보다 떨어졌다. 작년 1월 3만6000원이었던 주가는 배당락 전날인 지난달 28일 3만4750원으로 내려왔다.
작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일 만큼 활황을 보인 반면 하반기 들어와서 시장이 얼어붙자 이에 대한 우려가 가구 시장으로도 옮아온 탓이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