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크라운제과 ◆
크라운제과 주가는 허니버터칩 돌풍에 힘입어 연초 18만9500원에서 배당락 전날인 이달 28일 51만5000원으로 171.8%나 급상승했다. 허니버터칩 출시 1년 만인 지난 8월 10일엔 최고가 92만3000원을 찍었다. 지난해 8월 초 크라운제과 주가가 23만4000원이었다는 점에서 1년 새 294.4% 급등한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크라운제과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8% 증가한 1조2120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50.8% 급증한 9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허니버터칩 열풍이 그만큼 컸던 것이다. 내년 영업이익도 12.6% 증가한 10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품귀 현상까지 빚을 정도였던 허니버터칩이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 무렵에는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전망으로 인해 크라운제과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8월 최고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 이달 초 43만원대까지 내려오며 주가가 53.7% 빠졌다. 특히 내년 3월 허니버터칩 생산라인을 기존 월 7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늘린다고 발표하자 초과공급에 대한 염려는 더욱 커졌다.
이런 우려는 올해가 저물며 기우로 드러났다. 한풀 꺾인 허니 열풍에서도 허니버터칩은 여전히 스낵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운제과에 따르면 올 12월까지 월 매출은 월 공급량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드는 대로 다 팔렸다는 얘기다. 올해 허니버터칩 판매량은 9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유통채널에 공급하는 양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작년 1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14개월 연속 월 75억원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도 제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태"라며 "내부적으로는 내년 3월 공장이 증설되더라도 품귀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편의점 업체에 허니버터칩 공급량은 '점포당 1주일 한 박스'로 제한된 상황이다.
허니버터칩 외에도 허니통통 등 '허니류 과자'들의 판매는 올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였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허니통통은 출시달인 1월 38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6월에는 1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허니통통 후속모델인 허니통통 애플과 더불어 올해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1년 만에 이 정도 매출을 기록한 것은 제과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허니버터칩 인기를 후속작들이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의 허니 제품이 둔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크라운제과는 허니버터칩을 필두로 여전히 견고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허니버터칩 생산라인 증설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는데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증설 이슈는 우려에서 기대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29일 실시된 크라운제과의 200억원 회사채(신용등급 A-) 수요예측에만 900억원이 몰렸다. A- 등급임에도 모집액의 4.5배 금액이 몰린 것은 투자자들이 크라운제과를 그만큼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도 이번달 크라운제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인기 제품인 '허니버터칩' 돌풍에 힘입어 영업실적과 차입금 상환 능력이 대폭
내년 허니버터칩 설비 증설에 대해 한기평은 "'허니 스낵 시장'을 개척하며 고객 인지도 및 신제품 개발능력이 향상됐고, 제과 업종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 장수 품목이 많고 전국 단위 유통망이 안정적으로 갖춰진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사업능력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