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24일(16:1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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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매각 본입찰에 한일시멘트와 사모투자펀드(PEF) 한앤컴퍼니 단 두 곳만 응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외부 문제들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해 매각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더 많은 원매자들을 끌어들여 가격 경쟁을 붙일 수 있었음에도 산업은행이 안이한 대응으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24일 산업은행은 지난 22일 쌍용양회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한일시멘트와 한앤컴퍼니의 조건을 두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고심하고 있다. 한일시멘트와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가격과 조건들이 비등비등해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다는 전언이다. 유찰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두 후보의 조건이 산업은행의 기대 이하라는 얘기다.
예비입찰적격자(숏리스트)가 무려 7곳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본입찰은 겨우 유효 경쟁을 성립시킨 수준이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매각자이자 PEF인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일시멘트 한 곳만 응찰한 것과 다름없는데 한일시멘트도 많은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쌍용양회가 업계 1위 업체고 최근 시멘트 업황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외적 이슈들 때문에 매물로서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M&A 전문가들도 예비입찰 단계의 흥행을 본입찰까지 이어가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산업은행의 전략 실패라고 지적했다. 외부 이슈들의 발생을 통제할 수는 없어도 어느정도는 해결한 상태에서 매각을 진행했어야 인수후보들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2대 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와의 분쟁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매각을 감행한 것이 리스크를 키웠다고 봤다. 태평양시멘트는 우선매수청구권의 실효성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채권단 지분 전체를 매입하겠다며 공개매각 중단을 요청했다. 채권단이 이를 거절하자 이제는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매각을 막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문제와 매각자이자 원매자인 한앤컴퍼니에 대해 다른 후보들이 제기한 형평성 논란도 전혀 해결되지 못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불확실성을 너무 키운 상태에서 산업은행이 무리하게 매각을 밀어붙인 것 같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진행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