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신형 대표 |
지난 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등록 인가를 받은 쿼터백투자자문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인공지능 컴퓨터가 개인별 맞춤형 자산관리를 대신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금융상품을 이달 말 국내 처음으로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2013년부터 웰스프런트(Wealthfront) 배터먼트(Batterment) 퓨처어드바이저(Future Advisor) 와이즈반얀(Wise Banyan) 등 12개 금융업체들이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투자자문과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부상은 세계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뉴노멀) 국면에 접어들며 더 이상 펀드매니저의 직관만으로는 위험을 회피하면서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위험·중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상황에 따라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줘야 하지만 인간이 하기엔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만만치 않다.
양신형 쿼터백투자자문 대표는 "투자전문가라고 하는 은행이나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의 절반 이상이 시장 수익률도 못 따라가고 있다"며 "저도 펀드매니저 출신이지만 그런 현실에 회의감을 많이 느껴 로보어드바이저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빅데이터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따라 위험신호를 포착했을 때 채권 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라고 권고한다. 반면 위험 대비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소위 성장 국면에선 주식 원자재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라는 식으로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자문사와(자문형랩은 증권사와) 투자일임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후 로보어드바이저 홈페이지에 접속해 5가지 질문을 통해 위험성향을 진단받고 투자자금의 성격, 금액, 목표수익률 등을 설정한다. 이어 로보어드바이저가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일임계약을 맺은 자문사(자문형랩은 증권사 PB)를 통해 매매를 실행한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의 주요 투자 대상은 ETF다. ETF는 개별 주식처럼 온라인으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원자재·환율·부동산 등 거의 모든 자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쿼터백자문이 이달 말 출시할 상품은 국내 ETF 200개를 활용한다. 다만 국내의 경우 아직 ETF의 다양성이나 유동성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내년 1분기 중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ETF 2500개를 활용해 운용하는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 상장 ETF의 경우 22% 분리과세가 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담되는 거액자산가들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저비용 분산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에게 안성맞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배분형 펀드는 연간 수수료가 1.5~2.0%, 일반적인 일임형랩이나 자문형랩의 경우 1.5~3.0% 수준인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랩은 1.0~1.5% 수준으로 0.5%포인트 정도 낮기 때문이다.
1호 상품을 내놓는 쿼터백자문은 대원외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TB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3년간 일했던 양신형 대표(33)가 퀀트분석 일인자로 손꼽히는 키움증권 계량분석팀장 출신 김승종 대표(쿼터백테크놀로지)와 의기투합해 2012년 설립했다. 양 대표는 현재 최연소인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36)를 제치고 새로운 최연소 자문사 대표로 등극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전 세계적으로 이제 막 커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새롭게 개척해나갈 수 있는 영역"이라며 "
한편 쿼터백자문 이외에도 현재 AIM, DNA, 디셈버앤컴퍼니 등 금융 IT 전문업체 5~6곳이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과 손잡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및 관련 금융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