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년 증시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인한 신흥국 외환위기,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중국의 경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수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KDB대우증권은 제조업 디플레이션의 기업 부실 전이를 우려하며 내년 하단 전망치를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제시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이 전망한 내년 코스피 밴드는 1700~ 2150이다. 하단인 1700의 경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코스피가 1700선까지 떨어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에는 2011년 하반기 이후 4년째 지속되고 있는 제조업 디플레이션이 기업 부실로 전이되면서 경제와 자산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스피 확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일시적으로 하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기 둔화가 제조업 디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중국 경제의 뚜렷한 회복을 찾기 힘든데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외환위기,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 등도 내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잇따라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로 하나금융투자는 1840에서 2170을 제시했고, NH투자증권이 1850∼2150, IBK투자증권이 1850∼2250, 삼성증권이 1880∼2240을 내놓는 등 수년 동안 지속된 박스권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내년 전망을 발표한 증권사 중에서 코스피 예상밴드 하단이 1900을 넘긴 건 현대증권(1900∼2250), 신한금융투자(1900~2350), 신영증권(1910∼2170) 뿐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미국 금리 인상 여파와 중국 경기 둔화 지속을 대표적인 불확실성으로 꼽았고 대내적으로도 기업 이익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체된 대외 환경으로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3분기 들어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잡음이 세계 증시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나마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높은 코스피 예상치 상단(2350)을 제시해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1900∼2350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또 “기업 구조조정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흐름 속에서 코스피 밸류에이 역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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