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로 도로 위를 점령한 카카오가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에 이어 내년 상반기 ‘카카오 드라이버’ 출시를 공식 선언했다.
카카오는 지난 5일 대리운전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인 ‘카카오 드라이버’의 내년 상반기 출시를 발표했다.
지난 3월말 출시한 카카오택시가 누적호출 3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자 생활 밀착형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확대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카카오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갖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의 올 3분기 실적이 오는 12일 발표될 가운데 광고 비수기, 게임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실적 눈높이를 크게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음 달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선정을 앞두고 여러 악재도 겹겹이 터지고 있어 우상향 기대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 드라이버’ 출시 소식으로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의 거센 반발에 맞닥뜨렸고, 카카오의 최대주주이자 설립자인 김범수 의장의 해외 도박설, 이석우 전 대표 기소, 자회사(록앤롤)의 저작권 도용 논란 등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리운전 사업 진출을 선언하기 이전부터 시장독점을 우려하는 집회가 열리는 등 반발이 거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출시 발표와 함께 대리운전 기사 단체와의 간담회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진행해 업계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 대리운전노동조합 등 수도권 5개 대리운전 기사 단체와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개인 대리기사들은 카카오 드라이버의 등장으로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업체들은 대기업의 사업 진출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 조율도 필요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서는 올해 초 카카오가 인수한 록앤롤의 ‘김기사’가 SK플래닛 T맵의 지도를 무단 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기사’는 지난 2011년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T맵 측과 계약을 체결해 지도 관련 DB를 사용해왔고, 지난 9월 계약이 만료된 바 있다.
이후 ‘김기사’는 기존 DB를 모두 삭제하고 자체 제작한 지도를 이용해 서비스 중 이라고 밝혔지만, 지도에서는 여전히 T맵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사’는 현재 카카오택시의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로도 활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역시 카카오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 이석우 전 대표와 김범수 의장 등 전·현직 경영진이 법정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이로 인해 신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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