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회장 |
3일 SK그룹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회사 분사 작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달 삼일회계법인에 관련 실무작업을 맡겼다. 지배구조 개편 골자는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지분을 SK하이닉스홀딩스로 분리한 뒤 현 지주사 SK(주)와 합병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사업회사로 존속하는 SK텔레콤과 함께 그룹 주력 자회사로 떠오른다.
현재 SK그룹은 'SK→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3단계로 이어지는 선단식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될 경우 'SK→SK텔레콤, SK하이닉스' 2단계로 압축되며 지배구조가 한층 단순해진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성이 정해졌다"며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지난 7월께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다. 컨설팅 업계에 조직 분할과 관련한 이슈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와 관련한 시나리오 작업을 최근까지 진행해오고 있다.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한 이유는 주력 캐시카우로 떠오른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주회사법상 '증손회사는 100% 출자법인만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SK하이닉스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를 진행하더라도 일부 지분 투자는 불가능하고 관련 기업 지분 100%를 사와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으로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올라설 경우 공격적인 M&A가 가능해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5조5000억원으로 SK텔레콤의 예상 영업이익 1조8000억원 대비 세 배 수준이다. 이런 달라진 위상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배당금이 자회사인 SK텔레콤을 거쳐 SK(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배당세를 중복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지주사 SK가 받는 배당규모가 늘어날 경우 M&A 관련 재원 마련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사 이후 남아 있는 SK텔레콤 사업회사에 대한 추가 분사 가능성도 높은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중점 사업인 무선 사업을 중심으로 개편하고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 등을 별도 회사로 떼어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시나리오다. 다른 SK그룹 관계자는 "추가적인 분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오가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최태원 회장 등 오너 일가의 SK(주) 지분은 합병과정에서 희석되며 기존 30.64%에서 약 25% 수준으
[정욱 기자 / 안정훈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