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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신흥국 영업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공작기계의 일부 지분 매각뿐 아니라 경영권을 포함한 전체 지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두산공작기계 매각이 성사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단순 지분 매각은 5000억원, 경영권 매각은 최대 1조5000억원가량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동안 비공개로 추진하던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공개 매각으로 전환하고 이번주 잠재 인수 후보를 상대로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할 예정이다. 지난 8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오는 12월 말 두산공작기계를 설립하고 지분 49%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 49%가 아닌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체를 매각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순 지분 매각보다 프리미엄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1998년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현 하나은행 본점)과 오비맥주 지분 50%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한 바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한국항공우주(KAI) 등 계열사 4곳의 지분 매각을 비롯해 소주 '처음처럼' 브랜드를 보유한 두산주류 매각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아직까지 두산공작기계 매각과 관련해 경영권 매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두산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Mother Machine)'가 주요 생산품으로 자동차, 정보기술(IT) 분야 등의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기계를 만든다. 두산공작기계는 지난해 매출 1조3243억원, 영업이익 1571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로 공작기계 분야에서 현대위아와 1, 2위를 다투고 있는 기업이다.
두산공작기계 인수 후보로는 공작기계 부문 경쟁사인 동종기업 현대위아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과 '조 단위' 자금 동원력을 갖춘 MBK파트너스, IMM PE, KKR, 어피니티 등 국내외 대형 사모투자펀드(PEF)가 거론되고 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두산공작기계가 세계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현금 창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PEF 모두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6월에는 프랑스 자회사 몽타베르(Montabert)를 매각해 1350억원을 확보키로 했으며, 지난 8월에는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 지분을 매각(프리IPO)해 67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여기에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연내에 마무리지으면 최대 2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적어도 1조원 이상 차입금을 줄여 연말께 부채 비율을 200% 밑으로 낮추려는 복안이다.
한편 두산그룹은 최근 집중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구조 개선을 면세점 입찰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기준에 들어가는 재무건전성 항목은 그룹 전체가 아닌 개별 회사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면세점 입찰에 뛰어드는 지주회사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어 연결기준 재무제표로는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