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럽발(發) 훈풍에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 2040선에 안착했다.
2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40포인트(0.86%) 오른 2040.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로존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기대감이 지속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지수를 밀어올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날(현지시간)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오는 12월 회의 때 낮은 물가 수준 등에 따라 통화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ECB가 연내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자극했고, 이에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됐다. 실제 유럽 증시와 뉴욕 증시 역시 ECB의 연내 추가 부양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 증시 역시 주요국 증시 흐름에 동조해 상승 출발한 뒤 장 중 한때 2054.82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3분기 실적 시즌이 중반을 지나면서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불안,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는 중이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3분기 실적에 집중되면서 실적 발표에 따른 업종별 등락이 확연하게 엇갈리는 시기가 됐다”면서 “당분간 업종 대표주의 실적 발표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3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도 19.88% 빠지며 급락세를 이어간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호실적에 8.76% 오르는 등 실적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단 기아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이상 오르고 매출도 9분기만에 최대 수준을 달성했으나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퍼지며 오히려 1.83% 하락했다. 이와 달리 현대모비스는 영업이익 부진에도 불구하고 1.06% 올랐다.
외국인은 1174억원, 기관은 1602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지지했다. 개인은 2806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총 4488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됐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 전기가스업, 은행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특히 최근 지지부진하던 의약품 업종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점차 내수가 회복돼 실적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에 4.71% 올랐다. 유한양행(4.31%), 한미약품(13.28%), 종근당(5.57%) 등 구성종목이 일제히 오른 덕분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은 올랐으나 현대차, 한국전력, 삼성에스디에스, 기아차 등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밖에 KT&G가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분석에 4.46% 올랐다. CJ CGV는 3분기 중국 연결 법인이 사상 첫 영업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2.96%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67포인트(0.84%) 오른 681.97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92억원, 개인은 118억원 순매수했으나 기관이 301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메디톡스와 컴투스를 제외한 전 종목이 올랐다. 특히 로엔은 소속가수인 아이유가 발표한 새 앨범이 음원사이트 정상을 차지했다는 소식에 5.65% 강세였다.
이밖에 아가방컴퍼니가 중국정부 자문기관들의 한자녀정책 완화 요구에 따른 중국 유아시장 성장 수혜 기대감으로 9.83% 올랐다.
배우 배용준, 김수현 등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키이스트는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4.30% 상승했다. 키이스트는
이날 증시에 입성한 암 진단키트 개발업체 에이티젠은 공모가(1만7000원)의 2배 수준인 3만4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급락, 시초가 대비 24.12% 떨어진 2만5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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