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펀드 시장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절세 효과에 편의성이 더해진 연금저축형 고수익 펀드들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반면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던 대형 펀드들은 성장세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양한 개인연금펀드 라인업을 통해 올해에만 3000억원 가량을 끌어모으며 업계 선두에 올라섰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개인연금펀드(개인연금+연금저축계좌) 설정액은 모두 8조4611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조6163억원이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증가분(1조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연금저축펀드는 최근 3개월에만 5400억이 몰리면서 설정액이 7조3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개인연금펀드 시장 확대는 올해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 11.73%를 기록 중인 ‘KB연금가치주전환형(설정액 2407억원)’은 올 들어 1187억원이 순유입되며 개인연금펀드 가운데 설정액 증가폭이 가장 컸으며 ‘메리츠코리아(22.31%)’ 연금형에도 943억원이 몰렸다. 이밖에도 ‘삼성클래식차이나본토연금’ ‘슈로더유로연금’ 등 300억원 이상 설정액이 늘어난 연금저축펀드(MMF 제외)만 15개에 달한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개인연금펀드 수탁고는 올해 들어서만 2926억원이 증가하며 총 1조7087억원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연금저축’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연금저축’ 등 연초 이후 2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중소형주 중심의 펀드들에 200억~300억원대 자금이 들어온 것이 주요했다. KB자산운용(2601억원)과 삼성자산운용(2280억)은 각각 가치주펀드와 중국펀드 연금형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신영자산운용도 ‘신영밸류고배당’ 등으로 1200억원 이상 수탁고가 증가했다
반면 전통 강자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 탓에 성장세가 꺾였다. 단일 개인연금펀드 최대 규모(8111억원)인 ‘하나UBS인Best연금1(주식형)’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3.72%에 그쳐 같은 기간 1048억원이 순유출됐으며 1800억원 규모의 혼합형과 채권형은 최근 2년간 자금 유출입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20여개 유형이 출시된 ‘하나UBS행복Knowhow’ 시리즈의 설정액은 50억원에 못 미친다. 대표펀드와 신규펀드의 부진으로 하나UBS자산운용(1조6000억원)은 대한투자신탁 시절부터 장기간 유지해 온 개인연금펀드 시장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상태다. 이밖에도 ‘한국밸류10년투자(1.20%)’, ‘한국투자골드플랜(5.77%)’도 500억원 이상 빠져나가며 개인연금펀드 수탁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개인연금펀드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NH투자증권 유동완 포트폴리오솔루션 연구원은 “개인연금펀드의 성격이 과거 상품체계에서 계좌체계로 넘어가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이 몰리고 성과가 좋은 펀드로 돈을 옮기기가 쉬워졌다”며 “올해는 성장주 중심의 중소형펀드가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펀드가 외면받기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400만원 한도의 세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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