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채권·펀드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50대 직장인 김 씨는 2008년 가입했던 해외펀드 계좌 잔고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투자금 1000만원이 220만원으로 줄어든 것. 김 씨가 가입한 펀드는 8년간 수익률이 줄곧 떨어진데다 꼬박꼬박 수수료까지 빠져나가면서 원금의 78%가 사라졌다. 김 씨는 “수익률이 매년 줄기차게 떨어지는데 환매할 수 있겠냐”며 “펀드보다 위험하다는 직접 주식투자로 손실을 입었더라도 이 정도 기간이면 어느 정도 회복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장기간 수익 한 번 내지 못한채 손실만 불리고 있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2007~2008년 원자재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했던 펀드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해 자산운용사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JP모간천연자원’의 5년 수익률은 -69.55%다. 천연자원 가격이 수년간 침체된 탓에 펀드 주요 자산인 글로벌 광물·비철금속 생산업체들의 주가가 계속 하락해왔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28.67%), 1년(-39.44%), 3년(-58.97%) 등 최근 5년간 해마다 손실폭은 커지고 있다. 중국펀드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중국 증시 상승에 환매타이밍이라도 잡을 수 있었지만 JP모간천연자원펀드(운용펀드 기준 설정액 1664억원) 가입자들은 환매할 기회도 없이 발이 묶인 상황이다.
지속적인 수익률 부진으로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은 펀드는 한두 개가 아니다. 5년 기준 수익률이 -50% 이하이면서 연간 수익률이 반등한 적이 없는 펀드(인덱스 제외, 설정액 100억원 이상)는 모두 12개로 규모는 7226억원에 달한다. 소규모 펀드까지 합산하면 규모는 7660억원까지 늘어난다. 이중 최근 3년 수익률이 50%이상 떨어진 펀드만 10개다.
‘반토막’ 펀드의 대부분은 천연자원, 금 등 원자재 비중이 높은 브라질·중남미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 12개 중 절반 이상이 최근 원자재 가격과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브라질펀드로, 연초 이후에만 최대 -40%까지 수익률이 급락했다. 수익률 -67.35%(최근 5년 기준)를 기록중인 ‘블랙록월드광업주’는 설정액 1928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는 수익률 -71.25%로 성과가 가장 부진했다. 신한BNPP파리바, JP모간, 블랙록 등 주로 외국계 회사들이 운용 중인 펀드들이 늪에 빠져 있다.
문제는 해당 펀드들의 성적을 좌우하는 원자재·천연자원 시장이 당분간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JP모간, 블랙록의 천연자원 펀드들이 지분 5~10%(6월말 기준)를 보유한 세계 최대 비철금속 트레이딩 기업 글렌코어(Glencore)는 지속적인 상품 가격 하락과 수익 저하로 누적된 순부채가 300억달러(약 35조원) 규모까지 늘어난 상태다. 최근 이익배당금 지급 중단과 지분 매각으로 현금흐름을 개선시키는 자구책을 내놨지만 비관적 전망에 2011년 상장 이후 주가는 80%까지 폭락했다. ‘신한BNPP봉쥬르브라질’ ‘산은삼바브라질’ 등 브라질펀드 다수가 투자한 브라질 최대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leo Brasileiro)는 유가 급락에 따른 실적악화에 경영진 부패 스캔들까지 터져 앞날이 불투명하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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