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대형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2013년부터 시작된 '건설업종 빅배스 도미노'에 동참하지 않았다. GS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은 돌아가며 대규모 영업손실을 발표했지만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매년 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공사 저가수주가 국내 건설업체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인 만큼 이들 회사가 정말 건실한 상황인지, 아니면 단지 손실 인식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건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이미 여러 기간에 걸쳐 잠재부실을 조금씩 비용처리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지적과 미청구공사액이 꾸준히 늘고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청구공사액이란 공사진행률을 두고 건설사와 발주처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사실상 받을 가능성이 낮은 미수채권을 말한다.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주요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5조5614억원) GS건설(2조7310억원) 삼성물산(2조364억원) 대우건설(1조5843억원) 대림산업(1조2488억원) 순으로 미청구공사액이 많았다.
현대건설은 절대 금액 자체도 가장 많지만 미청구공사액이 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말 5조1011억원이던 미청구공사액이 5조5614억원으로 6개월 만에 9% 증가했다. 특히 채권회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플랜트 부문 미청구공사액이 급증했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 지난해 말 2조6557억원이던 플랜트 부문 미청구공사액은 지난 6월 말 3조1572억원으로 18.9%나 늘었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이사는 "미청구공사가 급증하는 현상은 공사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거나 진행률을 높이기 위해 예정원가를 적게 설정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때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건설업종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매년 잠재부실을 털어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떤 건설사에서 빅배스가 발생할지는 애널리스트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