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주의 행태를 보이는 시중은행과 달리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저축은행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몸집을 키운 대형 저축은행이 대체투자를 하는 등 시중은행도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광고 규제, 최고금리 인하 등 저축은행 업계를 둘러싸고 위협 요인만 가득한 상황에서 더 이상 전통적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활동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낡은 보신주의에 얽매여 전통적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 패러다임에 묶여 있는 시중은행과 대조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규모 4조원으로 국내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대표 나카무라 히데오·사진)은 지난 6월 2011년식 화물기 두 대에 투자했다. 국제 물류회사 DHL에 임대돼 있는 이 화물기는 각각 1600억원 상당으로, 유진애비에이션 사모특별자산 신탁1호가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SBI저축은행은 미국 투자회사 넥스젠 애비에이션 캐피털 주선으로 총 43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해 연간 8%의 수익(3억4400만원)을 거두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2015년식 최신식 여객기 지분투자에도 참여했다. 350석 규모 중대형 여객기로 시가는 19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이 항공기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점으로 하는 중동 최대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에 임대돼 있고, 현대인베스트먼트 애비에이션 사모특별자산 신탁 2호가 운영 주체다. 앞서 화물기 사례처럼 SBI저축은행은 두바이 소재 노부스 캐피털 주선으로 27억원을 들여 지분투자했다. 마찬가지로 매해 8%의 안정적 수익(2억1600만원)을 거두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비행기 투자를 통해 매해 5억원이 넘는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 과정에서 1조원 이상을 투자한 SBI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는 예대마진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이 인수·합병과 대체투자에 뛰어들면서 업계에서는 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