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17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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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복권으로 인수합병(M&A)시장에서 SK그룹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그룹은 2011년말 하이닉스 인수 이후 렌터카(KT렌탈), 에너지(호주 유나이티드페트롤리움, STX에너지), 보안(ADT캡스) 등 주요 M&A에서 최 회장의 부재로 최종적인 결단을 내리지 못해 인수를 성사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SK그룹의 향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M&A전략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면서 대상은 바이오·제약부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그룹 사정에 밝은 한 IB 관계자는 “SK그룹이 5대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제시한 분야(IT서비스·ICT 융합·바이오-제약·반도체소재-모듈·LNG 밸류체인)에서 바이오·제약사업이 M&A대상으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정호 SK 사장이 ICT분야의 전문가임을 감안하면 이 분야에서의 M&A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새벽 출소한 최 회장은 사면직후 기자들에게 “에너지·통신·반도체 사업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IB 관계자는 “최 회장이 언급한 반도체와 통신사업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말한 것으로 보이며 에너지분야 역시 합작 또는 지분투자 등을 염두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최 회장과 그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정호 SK 사장의 스타일을 감안할 경우 국내보다는 해외를 대상으로 한 조단위의 M&A를 전망하고 있다. IB 관계자는 “최 회장과 박 사장 모두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행해 온 사람들”이라며 “수백~수천억원 규모의 국내 M&A 매물보다는 해외 매물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그룹은 2013년 최 회장 구속 이후 지주사 SK 내부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G&G(글로벌라이제이션앤그로쓰) 추진단을 사실상 해체했다. 지주사-계열사체제가 완비되면서 각 계열사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M&A를 전담하게됐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최 회장의 구속 이후 적극적인 M&A전략은 사실상 폐기됐다는 분석이 있다.
SK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회장이 직접 국내외에서 사업기회를 찾고 매물을 물색해오면 이를 검토하고 실행에 옮기는 조직이 G&G추진단이었다”며 “최 회장의 구속 이후 관련 기능이 각 계열사로 이관되고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글로벌성장위원회가 기능을 일부 이어 받았지만 사실상 수조원에 달하는 M&A는 어려워져 SK그룹의 경영전략은 '수비모드'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K가 회장의 부재 때문이지 돈이 없어서 그동안 적극적인 M&A를 하지 못한게 아니다”며 “매년 1조원 이상의 돈이 지주사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단위 M&A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