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고로 글로벌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최근 회복세가 빠른 인도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인도펀드는 2분기 인도 증시의 부진으로 한때 수익률이 -10% 이상 악화됐으나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이를 모두 만회했다.
오는 4일로 예정된 인도중앙은행(RBI)의 금융정책회의에서 4번째 금리인하가 단행될 경우 인도펀드의 성과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으로 무역적자가 늘어날 수 있고, 주식시장이 기업실적에 비해 높게 평가받고 있어 대내외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중국과 같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투자규모를 늘리지 말고 전체 투자자산의 10%내에서 비중을 조절하라고 조언한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주식에 투자하는 23개 펀드는 5~7월 3개월간 평균 10.44%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특히 7월 한달간 4.32%의 성과를 내는 등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리스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불안했던 최근 석달간 플러스 수익을 낸 해외펀드는 인도를 비롯해 일본·북미지역이 유일하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 1’이 연초 이후 15.02%의 수익을 내면서 성과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NH-CA인디아포르테’,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 1’ 등도 같은 기간 각각 15.01%, 14.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하면서 경제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인도는 연말 주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중국과 함께 아시아 유망 투자처로 꼽을 만큼 전망이 밝았다. 연초에는 단기간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환율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몬순기 강수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가 뒷걸음질쳤다. 6월말 인도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0%에 육박해 연초 상승세를 모두 깎아먹기도 했다.
농업 비중이 높은 인도는 열대 우기인 몬순기간(6~9월) 강수량이 적을 경우 작황이 나빠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등 경제에 타격을 입게 된다. 올해 몬순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2분기들어 외국인 자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강수량이 평년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적고, 2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도 소폭 개선되면서 외국인들도 되돌아 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인도 증시의 외국인 유입금액은 70억달러를 넘어 5월 수준을 다시 회복했다.
오는 4일 인플레이션 부담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RBI가 6월에 이어 또다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경우 증시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인도 투자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는 2013년 테이퍼링 이슈로 루피화가 급락하면서 인도 증시가 큰 타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3년만큼의 충
최진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의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가 2013년에 비해 개선돼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갑작스러운 환율 변동 가능성은 낮다”며 “몬순 기간의 강수량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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