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주가가 과연 100만원을 돌파해 ‘황제주’ 대열에 합류할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22일 사상 최고가 88만9000원까지 오른 뒤 상승세가 한 풀 꺾였지만, 증권업계가 목표주가를 최고 107만원까지 높이면서 기대감을 키운 탓이다. 지난 28일까지 오뚜기 주가는 2013년 말부터 110.1%, 연초 이후 72.0% 상승해 올해 코스피 음식료업종 지수 상승률 35.2%까지 크게 앞질렀다.
주목할 점은 과연 오뚜기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주가순자산비율(PBR) 3.5배에 달하는 비싼 주가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안정성 측면에서 카레·3분 레토르트식품·냉동식품에서 70~90%에 달하는 압도적 시장점유율를 가진다는 점은 분명한 투자매력이다.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늘면서 가정 간편식(HMR)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성장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올해 기관투자자들이 오뚜기 주식을 평균 67만9356원에 약 397억원어치 매수하고, 지난달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5%에서 6.02%로 늘린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오뚜기 주가가 100만원선에 안착하는 것은 사실상 시간 문제”라며 “원재료 가격이 지난 2~3년간 풍작으로 크게 떨어졌고, 라면을 제외한 품목에서 식품업체간 과당경쟁이 진정되고 있어 이 같은 조건이 유지되는 한 주가는 꾸준히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재료값 인하와 경쟁 완화가 단기적으로 오뚜기에 호재라는 설명이다. 한정된 파이를 두고 다퉈봤자 점유율이 늘지 않자 오뚜기와 CJ제일제당 등 식품업계가 공격적 마케팅에서 한 발 후퇴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기업들이 이처럼 비용 감축에 앞장서는 이유가 내수시장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인 만큼 호재로만 볼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간편식 외 부문에서 성장이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고 주가가 계속 우상향하려면 ‘해외 진출’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오뚜기의 저조한 수출 실적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지난해 오뚜기 매출 1조7817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은 1750억원으로 9.8%에 불과하다. 해외 매출비중이 2012년 이후 줄곧 10%를 밑돌고 있으며, 지난 1분기에는 매출 4645억원 중 401억원만 해외에서 나와 비중이 8.63%로 더 줄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가공식품 위주의 오뚜기 제품 구성상 외국의 수입수요가 많지 않다”면서 “회사가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나 새 성장동력 확보에는 소극적인 편”이라고 염려했다.
경쟁이 치열한 라면 부문의 시장점유율 하락도 오뚜기 주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AC닐슨 집계에 따르면 농심 점유율이 4월 60.9%에서 5월 61.5%로 올라가는 동안, 오뚜기 점유율은 4 월 17.8%에서 5월 16.7%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저가 공세에 힘 입어 20%까지 빠르게 늘었던 점유율이 농심 신제품 ‘짜왕’ 흥행의 벽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오뚜기의 저가 할인 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조용선 HMC투자증권은 “상반기 내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높이려 했으나, 라면 점유율이 정체되고. 점유율이 70%가 넘는 카레부문에서까지 대상 등 경쟁업체에게 수요를 일부 빼앗기면서 목표주가 상향을 유보했다”며 “프리미엄 제품이 연일 출시되는 상황에서도 오뚜기의 가격 경쟁력이 통하는지를 확인해야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향방이 오뚜기 ‘진짜장’ 등 신제품 성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저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오뚜기가 신제품으로 대응하면 장기적으로는 라면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연결 계열사 13곳 대부분이 매년 흑자를 내는 점은 긍정적이다. 적자 계열사를 줄줄이 거느린 식품업체들과 차별화된다는 것.
다만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기업은 아니지만 총수일가 지분이 20%가 넘는 비상장 계열사가 7곳에 달해 잠재적 규제 리스크가 없지 않다. 함태호 오뚜기그룹 명예회장과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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