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달간 국내 증시는 대내외 굵직한 이벤트로 출렁거림이 심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증권사들의 6월 코스피 전망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바뀌었다. 14개 주요 증권사 6월 코스피 전망을 조사한 결과 하단평균은 2070, 상단평균은 2191.4로 집계됐다. 지난달 하단 평균이 2086.4, 상단 평균이 2198.2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단과 하단 모두 떨어졌다.
특히 상단보다 하단 하락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6월 증시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하단을 2000으로 가장 낮게 제시했다.
이렇게 증권사들이 코스피 전망을 낮게 잡은 이유는 코스피에 영향을 줄 대내외적 이벤트가 6월에 한꺼번에 몰려 있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은 글로벌 자금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가시는 시점인 10월부터는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엔저 여파로 자동차주가 급락하고 메르스 공포로 여행주, 화장품주, 레저주, 면세점 주 등이 줄줄이 맥을 못추는 상황이어서 6월 이벤트가 어느때보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요해졌다.
당장 눈여겨봐야할 이벤트는 9일(한국시간 10일) 발표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정기리뷰다. 중국 상하이·선전증시에서 거래되는 A주(내국인 투자 전용주식)을 신흥국(EM)지수로 편입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중국 본토 주식이 MSCI EM 지수에 편입되면 같은 그룹에 위치한 한국 주식의 비중이 작아져 일정 규모의 외국인 자금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MSCI는 전세계 투자자들이 참고하는 지수로 이 지수내에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천문학적 자금이 움직인다. 다만 편입이 5%부터 시작해 약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급격한 수급 불안을 일으킬 가능성까지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편입이 결정돼도 대만, 한국 등 다른 나라의 사례처럼 1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실제 지수 변화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A주가 5% 편입되면 MSCI EM 지수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14.6%에서 14.3%로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이 한국 증시에서 1조 312억원을 빼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A주가 100% 편입됐을 때는 8조 2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됐다.
11일 열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4월 산업생산과 5월 수출 부진, 5월 소비자물가 저공 비행 등으로 디플레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추가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서 터진 메르스와 엔저의 변수가 추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금리 인하는 환율 변수로 인한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다소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부터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는 것도 눈여겨 봐야한다. 유가증권시장 가격제한폭 확대는 1998년 12월이후 7년 만이다. 재료가 주가에 반영되는 속도가 빨라져 하루에 최대 60%의 수익을 거두거나 반대로 반토막 날 수 있는 위험에도 커지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한다. 일단 가격제한폭 확대는 주가 하락보다 주가 상승 쪽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수혜종목으로는 증권주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가 꼽힌다. 또 중소형주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이들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중소형주 펀드 시장도 커질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펀드와 함께 간접투자상품 전체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신용거래가 집중된 일부 코스닥 소형주의 낙폭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가 많은 종목일수록 주가 급락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융자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에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 2분기 실적발표가 7월에 있는 만큼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어닝서프라이즈 기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7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중요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의 윤곽이 나오기 때문이다. 9월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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