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변수에 따라 등락을 오가는 박스권 조정장에서는 주요 투자상품 가운데 '롱숏펀드'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상승장에서는 '롱 온리(Long Only·일반주식형)' 펀드를 이길 수 없어 홀대받았지만 오를 때는 '롱(매수)', 내릴 때는 '숏(공매도)' 전략을 병행하면서 조정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롱숏펀드라고 하더라도 어떤 펀드는 수익률이 구간별로 들쭉날쭉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롱숏펀드 수익률 크기뿐만 아니라 수익률 변동성, 맥시멈 드로다운 등 지표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4일 매일경제신문이 블룸버그와 펀드닥터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주요 8개 롱숏펀드의 5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 변동성과 2014년 이후 '맥시멈 드로다운(Maximum Drawdown·구간 수익률 최대 폭)'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유리자산운용의 '유리트리플알파' 펀드가 안정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은 펀드의 평균 수익률 대비 일별 수익률 표준편차를, 맥시멈 드로다운은 구간별 최고 수익률 대비 저점 간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두 지표 모두 수치가 낮을수록 펀드 성과의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리트리플알파 펀드는 2014년 이후 수익률의 최대 폭이 지난해 9월 16일 0.32%에서 다음달 13일 -0.72%로 -1.04%포인트에 불과해 맥시멈 드로다운 지표가 가장 안정적이었다. 최근 1년 수익률의 변동성은 7.40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은 최근 3개월 0.6%, 연초 이후 0.8%, 최근 1년 6.2%로 거의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리트리플알파 펀드는 롱숏 전략에만 주로 의존하는 다른 펀드들과 달리 롱숏 페어트레이딩, 공모주, 이벤트드리븐 등 다양한 알파 전략을 사용해 시장 등락과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시장금리+α'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롱숏' 펀드도 변동성이 1.97, 맥시멈 드로다운이 -1.3%포인트로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정병훈 KB자산운용 매니저는 "KB코리아롱숏은 매수 포지션과 공매도 포지션 간 차이가 10% 내외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신자산운용의 '대신멀티롱숏'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1.2%로 주요 롱숏펀드 가운데 가장 높지만 성과의 안정성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의 변동성은 9.22, 맥시멈 드로다운은 -12.4%포인트였다. 지난해 10월 24일 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불과 한 달 사이에 수익률 -12.4%를 기록할 정도로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다.
김영진 하이자산운용 헤지펀드팀장은 "롱숏 전략 펀드의 성과를 비교할 때는 단순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률 변동성 등 얼마나 안정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느냐를
■ <용어 설명>
▷ 맥시멈 드로다운(Maximum Drawdown) : 특정 기간에 개별 펀드가 최고 순자산가치(NAV) 대비 최대 몇 %까지 손실이 발생했는지 측정하는 지표. 펀드의 위험 수준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