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일주일만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 5위에 등극했다. 액면가를 10분의 1로 쪼개자 개미투자자들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주가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장 중 한때 전날보다 12.4% 급등한 44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액면분할 전을 기준으로 하면 440만원도 돌파한 역대 최고가다. 종가 기준으로도 10.51% 상승해 43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 동안 300만원대의 비싼 몸값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 중심의 투자가 이어졌지만, 개인이 가세하면서 상승 행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액면가가 10분의 1로 낮아지면서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부담 없이 매수할 수 있게 된 개인들이 1분기 실적을 확인하자마자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후 변경 상장해 거래를 재개한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9.8%로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올해 1월 2일부터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4월 21일까지 개인의 평균 투자 비중인 29.8%의 두 배가 넘는다. 거래 재개 이후 개인이 순매수한 아모레퍼시픽 주식가치도 1453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주가 급등세에 시가총액도 25조원을 넘어서면서 코스피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1일 포스코를 앞지른 데 이어 삼성생명(23조원), 현대모비스(22조원)을 차례로 제친 것이다. 중국 소비 확대의 수혜를 입은 화장품주가 전통적으로 증시를 주도하던 자동차부품과 보험, 철강 등 업종 대장주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이미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15%나 웃돈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2%, 58.2% 증가한 1조2044억원, 278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도 목표가를 45만~50만원 수준
연일 고공비행하는 주가 덕분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10조 주식부호’가 됐다.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우선주, 아모레G 등 4개 상장계열사의 주가가 차례로 상승하면서 지분가치가 1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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