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분석 / 펀드슈퍼마켓 ◆
21일 펀드온라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펀드슈퍼마켓의 펀드잔액은 4835억원으로 지난해 6월 497억원에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433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500억원 이상 늘어났다. 가입 계좌 수도 3만7268개로 넉 달 새 1만개가량 증가했다.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거치지 않고 투자자가 직접 온라인에서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직구'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 펀드 직구가 증가한 데는 싼 수수료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2월 말 펀드슈퍼마켓 판매보수는 평균 0.34%(S클래스 기준)로 다른 경로의 평균 보수(0.84%)에 비해 0.5%포인트 낮았다. 지난 1년간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펀드를 산 투자자들이 약 25억원의 판매보수를 아낀 셈이다.
예컨대 KB밸류포커스펀드는 은행에서 가입할 경우 총보수가 2.26%지만 펀드슈퍼마켓에서는 1.11%만 내면 된다. 펀드슈퍼마켓에서의 판매액이 늘어나자 온라인 전용 클래스(E) 외에 펀드슈퍼마켓 클래스(S)로 출시되는 펀드도 늘어나는 추세다.
펀드슈퍼마켓 출범으로 온라인 펀드시장도 크게 확대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전용 펀드 2123개에 5183억원이 유입되면서 사상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온라인 전용 펀드의 전체 설정액도 2조3676억원으로 늘었다.
출범 이후 판매량 상위 상품에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1' '메리츠코리아펀드' 등 중소형 운용사 상품이 대거 포함돼 계열 채널 의존도가 낮은 중소형사에 마케팅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판매 상품 가운데 해외 펀드 비중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판매량을 보면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증권자1호' '슈로더유로증권자A' 등 해외 펀드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모바일 펀드슈퍼마켓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달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출범 첫해 자본금의 절반이 줄었는데 매출은 당초 목표를 하회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펀드온라인코리아가 공시한 201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9억원의 자본 결손금이 발생해 총자본이 2013년 말 218억원에서 지난해 말 129억원으로 줄었다. 출범 초기 정보통신(IT) 투자비용이 집중되면서 자본금이 사실상 반 토막 난 셈이다. 올해 1분기에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으로 투자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지난해 펀드 판매 등으로 거둔 매출은 6억8770만원에 그쳤다. 그마저도 수수료 수익이 2억2312만원에 그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증권사들이 온라인 펀드 판매 수수료를 감면해 주고 상품권을 주는 등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영업 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내 자본 확충이 절실하지만 지난해 많게는 10억원까지 출자했던 운용사들은 증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판매 규모가 기대보다 훨씬 작아 추가 투자로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내년에 한국형 개인저축계좌(IWA) 도입과 독립투자자문업자(IFA)제도 신설로 전산 개발 등 1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며 "재원 마련을 위해 운용업계에서 납득할 만한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