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3.21포인트(0.15%) 오른 2146.71에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7거래일째 연속 상승이다. 코스닥 지수도 0.06포인트(0.01%) 오른 706.96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기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증시는 그리스와 중국 쌍끌이 악재로 지난주 말 미국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1.5%나 하락하고 독일 DAX지수는 2.6%나 급락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1~3%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국내 증시는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상승의 원동력은 10거래일째 연속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과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은 이날 글로벌 증시를 덮친 그리스·중국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시장에서 2851억원 사들였다. 기관은 3048억원을 팔았지만 개인투자자도 324억원 사들이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기관의 '팔자'에도 개인이 무려 1194억원 사들였다. 이날 코스닥에서 개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26일 1623억원어치를 사들인 이후 최대다.
당초 국내 증시는 그리스 채무조정 협상을 앞두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스 악재는 24일 예정된 유로존과 그리스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 결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중국도 신용거래 규제 강화와 공매도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하면서 중국 주가지수 선물이 6%에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결과는 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그리스 관련 리스크가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글로벌 유동성 팽창은 국내 증시에 여전히 우호적"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를 확인하면서 종목별 대응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동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만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1분기 실적이며 실적 기대감이 코스피 상승 추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21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22일 LG디스플레이·신한지주, 23일 제일기획·SK하이닉스·현대차, 24일 현대제철·삼성전기·기아차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상승을 이끈 업종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을 비롯한 화학주였다.
LG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이 3618억원으로 전분기(2315억원)보다 56.2% 증가했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3278억원)보다 10% 이상 높았다. 이날 LG화학은 8.41% 급등했으며 롯데케미칼(9.49%), 한화케미칼(13.7%) 등도 크게 뛰었다.
풍부한 유동성과 실적 기대감으로 증권사들도 종합주가지수 상단 예상을 줄줄이 높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강화되면서 기업 이익도 개선될 것
SK증권은 "국내 증시는 이미 외국인 수급으로 시장 속성이 바뀌었다"며 여름까지 올해 목표치를 2230으로 높여 제시했다.
[전병득 기자 /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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