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 삼양통상, 소액주주 힘 통했다…주주제안 감사 선임

소액주주들의 비상근감사 선임 요구로 관심을 모았던 삼양통상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힘이 통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54기 삼양통상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가 제안한 제1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 승인의 건’이 찬성 60.8%, 반대 39.2%로 부결됐다. 정관변경은 특수 결의사항이라서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부결된 안건의 핵심은 회사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소액주주 강상순 씨가 회사 측이 결정한 배당금 750원을 5000원까지 늘리고 본인을 비상근감사로 선임하라는 안건을 무효화시키는 것이었다.
앞서 강씨는 투명한 경영을 위해 자신이 감사가 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삼양통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배 넘게 급증한 데다 1000억원대의 보유현금과 20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감안하면 주당 750원은 비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양통상 측은 안건 무효화를 위해 감사의 수를 기존 ‘감사 1인 이상’에서 ‘감사 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기로 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소액주주가 제안한 감사 선임 안은 법적으로 백지화되는 셈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지분 28.7%를 모았고, 지분 5.10%를 보유한 조광피혁도 반대표를 던지면서 소액주주들의 뜻이 이뤄지게 됐다. 비상근감사 선임 표결에서는 강씨가 찬성 74.93%로 비상근감사에 선임됐다.
삼양통상은 국내 선두권 피혁업체다. 지난해에는 카시트 매출 확대와 투자부동산 처분 이익이 발생하며 영업이익(95억원)이 전년 대비 429.6% 늘어났다.
[매경닷컴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