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0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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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채 발행을 시도한 한화에너지가 예상 밖 흥행 기록을 세웠다. ‘삼성-한화 빅딜‘ 이후 한화그룹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상태라 투자자를 모집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기록적인 저금리로 기관들 회사채 투자수요가 커진 덕에 여유롭게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2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가 최근 3년물 500억원, 5년물 500억원으로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총 2400억원 청약금이 몰렸다.
3년물에는 7개 기관투자자가 900억원 규모 ‘사자‘ 주문을 냈다. 5년물 경쟁률은 더 높았다. 발행금액 대비 3배 많은 1500억원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한화에너지는 발행금액을 500억 늘려 총 1500억원을 조달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한화에너지는 조달한 15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은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쓸 계획이다. 남은 1000억원은 원재료 매입 대급과, 단기차입금 상환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한화에너지는 열병합 발전소와 에너지 공급 시설 등을 설치하는 업체다. 한화그룹 계열회사 가운데서는 재무적으로 안정성이 있는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삼성-한화 빅딜에 따른 대규모 자금 지출로 한화에너지의 재무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한화에너지는 삼성종합화학 지분 30%를 약 5519억원에 사들이는 회사다.
앞서 회사채를 발행한 한화케미칼도 이같은 우려로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1000억원 규모로 자금을 모집했지만, 기관 수요예측에서 미달 기록을 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한화에너지 회사채도 발행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회사와 주간사가 회사 설명회 등을 열어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결과 보수적이었던 기관 투자자들 시각이 차츰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처음에는 한화에너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회사 부채비율이 50% 수준으로 낮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기관들이 많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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