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연일 치솟자 화장품주 주가도 '코리아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날보다 3.44% 올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19만원을 기록했다. 전날 장 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LG생활건강도 2.04% 오른 75만2000원으로 마감해 직전 최고치(75만8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매섭게 늘어나는 중국인 수요가 면세점 매출과 수출을 양쪽에서 뒷받침하면서 화장품 업체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전년 동기보다 20.3%, 17.4% 늘어난 2113억원, 1506억원에 달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각각 31배, 25배로 글로벌 동종 업체보다 높다"며 "그러나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가 2020년께 미국도 앞지를 것으로 보이고, 같은 기간 두 업체 주당순이익(EPS)도 연평균 약 34%, 21% 성장하며 주가를 견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형주뿐만 아니라 중소형 화장품주 주가도 이날 날아올랐다. 에이블씨엔씨(3.17%) 코스맥스비티아이(7.53%) 코스맥스(3.09%) 한국화장품제조(1.45%) 등도 동반 랠리를 보인 것.
화장품 업계에서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데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효과까지 숫자로 증명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51만6787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증가해 당초 38%가량 늘어날 것으로 점치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 상장사뿐만 아니라 중국 내 유통망을 가진 중국 업체까지 화장품주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와 견조한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며 "새로운 이슈는 아니지만 잠재적 인수 주체로 자주 거론되는 LG생활건강, 피인수 대상 물망에 자주 오르는 한국화장품
중저가 브랜드 사이에서는 중국 역직구 수요를 잡은 화장품주 강세가 돋보인다. 화장품 업체 '엔프라니'를 자회사로 둔 한국주철관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비비크림 판매가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7일간 무려 58.6% 급등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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