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미국달러 야간선물 시장이 어느덧 도입 100일을 맞았다. 최근 달러 강세로 미국달러 선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8억원 남짓이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42억원을 넘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이 단순 투기 목적보다는 야간시간대 환율 변동 위험에 대한 관리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외환·주식시장 변동성을 낮추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달러 야간선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이달(3월1~13일) 들어 1281건과 142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시장 개설 첫 달인 작년 12월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75건, 8억24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각각 17.08배, 17.35배나 몸집을 불렸다.
미국달러 야간선물 시장의 성장세는 비슷한 시기 통화선물을 상장한 해외 주요 거래소의 기록과 비교해도 확연히 알 수 있다. 작년 7월 6개의 통화선물을 상장한 유렉스는 상장 초기 3개월 간 총 거래량 합계가 199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모두 3개의 통화선물 종목을 상장한 두바이거래소도 초기 2개월간 하루평균 거래량이 1~3건밖에 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달러 야간선물 시장의 급성장이 최근 달러 강세현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본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오른다고 전망한 자산가들이 달러선물 시장으로 발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달러선물 주간 정규시장의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요즘 들어 급격하게 올라가는 추세다. 작년 12월 당시 24만21건, 2조6463억원이던 달러선물 주간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27만8611건, 3조1207억원까지 각각 16.08%, 17.92%나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미국달러 야간선물 시장의 질적 지표가 좋아지는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밤에 발생하는 대내외 충격을 흡수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월 현재 미국달러 야간시장 가격과 미국달러 주간시장 가격의 상관계수는 0.97351에 달한다. 달러선물 야간시장의 움직임이 다음날 주간 정규시장 가격을 추정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전날 밤에 벌어진 악재를 반영하지 못해 장 초반 급박하게 변하면 증시 역시 심하게 급락한 전례가 있다”며 “달러 야간선물 시장이 이같은 위험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개장 첫 달인 작년 12월 만 해도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거래비중은 61.65%에 달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17%, 3.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외국인 비중(48.45%)이 개인(42.78%)을 넘어섰고, 기관 비중(8.38%)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인표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글로벌시장운영팀장은 “외환거래의 실수요자인 기타법인(수출 및 수출업자) 비중이 작년 12월 2.55%에서 현재 8.26%까지 올라온 점이 의미 있다”며 “달러 야간선물 시장이 단순 투기목적보다는 외환위험 헤지 등의 용도로 더욱 많이 사용된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달러 야간선물 시장의 거래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다. 야간거래시간의 매매체결은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담당하고, 청산결제는 주·야간 거래를 합쳐서 다음날 한국거래소가 맡는다. 거래 방법은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면 정규 달러선물 시장(운영시간: 오전9시~오후3시15분)과 똑같다.
기초자산은 미국달러고, 거래 단위는 1계약당 1달러다. 호가단위(0.1원/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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