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한국타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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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화 부회장 |
막상 인수 주체인 사업회사 한국타이어 주가는 0.7% 조정받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타이어의 한라비스테온공조(이하 한라공조) 인수 성사가 확실시된 작년 12월 16일 이후 주가 흐름은 정반대다. 한국타이어WW 주가는 현재까지 7.6% 치솟은 데 반해 한국타이어 주가는 5.8% 떨어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라공조·KT렌탈 등 2건의 인수·합병(M&A)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업회사가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지주회사는 돈 한 푼 안 쓰고 브랜드 로열티와 지분법이익, 배당 등 실속을 챙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며 "M&A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 만큼 지주사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장 계열 분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지주사 사업의 95%를 차지하는 한국타이어와 어깨를 나란히 할 비(非)타이어 사업 자회사를 키워야 나중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두 아들이 공평하게 나눠가질 수 있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조현식 한국타이어WW 사장과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으로의 '3세 경영' 승계를 준비하려면 그룹 차원에서 우량한 사업 자회사를 육성해야 하고, 이를 위한 M&A를 주도할 한국타이어WW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사업회사 한국타이어는 자금 조달에 따른 부담만 고스란히 떠안은 상황이다. 한국타이어가 국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와 손잡고 한라공조 지분 69.99%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략적투자자(SI)로서 지분 19.49% 취득에 드는 자금만 1조82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까지 내부 곳간에 쌓아둔 현금성 자산 1조1720억원을 전부 쏟아부어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외부에서도 돈을 끌어오면서 올해 연결 순차입금은 작년 1조2163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2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타이어는 작년 말까지 부채가 3조8040억원, 자본이 4조5170억원으로 84.2% 수준의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12일 5000억원(3년물 2500억원·5년물 25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하면 부채는 4조304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5.3%로 높아질 전망이다.
회사 측은 "회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하겠지만 100% 미만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재무 위험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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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가 2013년 1조4440억원, 작년 예상 1조5000억원으로 높아 현금 흐름이 원활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타이어 업황이 둔화되는 점은 큰 부담이다. 타이어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글로벌 공급 과잉 △유로화 약세 등 환율 여건 악화 △미국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중국 실적 부진 등으로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상계·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판결을 내리면 북미에 수출하는 한국 업체엔 호재"라며 "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6조6808억원으로 전년보다 5.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1조316억원으로 겨우 1조 클럽에 턱걸이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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