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 필수 범행도구인 대포통장이 또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에 농협단위조합이나 우체국, 증권사에서 많이 발생했던 대포통장이 이제는 은행권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대포통장이 총 4만5000여건으로 전년대비 16.3%가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피싱사기 외에 대출사기 관련된 대포통장까지 포함하면 8만4000여건으로 추정된다.
대포통장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은행권때문이다. 과거 대포통장의 온상이었던 농협과 우체국, 증권사에서는 크게 줄었지만 은행권에서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전체 대포통장 중에서 은행권 비중은 2013년 41.7%에서 지난 하반기에는 60.9%로 급증했다. 12월에는 76.5%까지 치솟았다. 반면 농협단위조합이나 우체국, 증권사에서는 2013년 53.5%였던 대포통장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는 21.3%까지 급감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대포통장 비중은 2013년 17.8%에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2.5%까지 급감했다.
이주형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장은 “농협, 우체국, 증권사에 대한 감독·지도 강화이후 여타 은행권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데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의심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금감원은 이에 따라 대포통장 근절대책 이행상황을 자체 점검하도록 여타 금융권에 지도했다. 특히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금융사기 피해 사례 및 예방에 대한 금융교육을 집중 실시하기로 했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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