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의 텔레마케팅 계열사인 KTcs 주주인 미국 가치투자기관 SC펀더멘털은 지난 2일 최근 지배구조 개편의 배경과 이유를 묻는 내용의 서한을 국내 대리인인 법무법인 제현을 통해 KT 측에 전달했다. SC펀더멘털은 KTcs 지분 4.9%를 보유 중이다.
이번 서한 발송은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걸쳐 단행된 KT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서 비롯됐다. 당시 KT는 보유 중인 KTcs 지분 11.61%를 또 다른 계열사인 케이티스에 장 마감 이후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어 KTcs는 자사주 전량(11.25%)을 계열사인 KT하이텔에 총 138억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기존 최대주주이던 KT의 지분율은 7.44%로 하락했고, 이제까지 KTcs 지분이 전무했던 케이티스와 KT하이텔이 1, 2대 주주로 등극했다. KTcs는 자사주를 매각해 마련한 현금으로 KT하이텔이 보유 중이던 KT커머스 지분 81%를 179억원에 매입했다. SC펀더멘털 측이 문제 삼은 대목은 바로 KTcs의 KT커버스 지분 과정에서 지불된 인수대금에 대한 부분이다. 올 초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현금보유 규모가 과도하다”는 문제제기를 한 상황에서, 굳이 자사주를 매각해 인수대금을 치르면서 현금 보유고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는 얘기다.
올 9월 말 현재 KTcs의 보유 현금 규모는 680억원이다. 이는 이 회사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 합산액(616억원)을 웃도는 액수다. 이처럼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나 배당으로 소진하지 않고 쌓아만 두는 탓에, 자기자본이익률(ROE)과 같은 투자지표가 하락해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SC펀더멘털 측 입장이다.
SC펀더멘털 관계자는 “서한 발송 이후 2주 이상 지났는데도 KT 측에서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C펀더멘털의 이 같은 인식에 대해 KT 측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지분 변동으로 KTcs가 연 매출 4500억원에 이르는 KT커머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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