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2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영업점 수와 은행 수익의 상관관계가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며 지난 6월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하영구 전 행장의 퇴임으로 지난달 29일 취임한 박 행장은 이런 이유로 "하 전 행장 시절 선제적으로 영업점을 조정했다”며 "금융지주사의 장점을 모두 누리는 게 불가능 하다고 생각해 조직 의사결정 체계의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지주사도 은행으로 합병했다”고 말했다.
씨티는 지난 6월 씨티은행에서 652명, 씨티그룹캐피탈에서 109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와 동시에 은행 점포 56개와 캐피탈 점포 8개를 통폐합하는 등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박 행장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로 금융거래 환경의 급변을 꼽았다. 씨티은행의 월평균 창구거래는 2006년 777만6000건에서 올해 6월 285만 7000건으로 63% 줄어든 반면, 인터넷·모바일거래는 같은 기간 1194만 9000건에서 3408만건으로 3배정도 늘었다.
다만,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비용이 급증하지 않는 구조에선 전혀 그럴 이유가 없다”며 "이미 생산성 가질 수 있는 수준까지 (규모가) 내려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씨티은행의 향후 경영 전략으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카드사업 강화를 제시했다.
아울러 "민원 없는 은행을 만들겠다”며 "이동지점과 '무방문 즉시 대출 프로세스'(straight through processing)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대출금이 3~5%, 예수금이 4~5% 늘고 총수익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경상성장률 수준이면 만족하며, 과도한 성장은 하지 않겠다”고 '안정적인 성장'을 강조했다.
미국 씨티그룹에 지나치게 많은 해외용역비를 지급, '우회 배당'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행장은 "회계법인 검증을 거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지급한다"며 "이는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 논란과 관련해선 "씨티은행의 과거 5년간 배당성향은 높은 편이 아니다"며 "배당 여력은 대단히 많지만,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배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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